모두에게 환영받는 광고란? (Feat. 올해의 슈퍼볼 광고)
모두에게 환영받는 광고란? (Feat. 올해의 슈퍼볼 광고)
문화적 다양성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모두에게 환영받을 수 있는 광고란 어떤 것일까요? 인종도 다르고 민족도 다르고 종교와 가치관, 심지어 언어까지 다른 사회에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광고란 무엇일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사례는 기아차의 EV6광고입니다. 한번 살펴보시죠.
Grace
2022-10-05
📌모두에게 환영받는 광고란?
문화적 다양성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모두에게 환영받을 수 있는 광고란 어떤 것일까요? 인종도 다르고 민족도 다르고 종교와 가치관, 심지어 언어까지 다른 사회에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광고란 과연 존재할지 의문입니다. 소위 ‘문화적 할인 Cultural Discount’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특정 콘텐츠가 한 문화 내에서는 성공하고 환영받을 수 있지만, 다른 문화에서는 맥락이라는 해석 속에 그 가치가 절하될 수 있음을 의미하죠.
예전에 인도에서 온 마케터들과 미팅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들은 저희 회사의 ‘유머’ 소구 광고에 대해 상당히 부러워했어요. “우리는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달라서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상황을 찾기가 쉽지 않아.”라는 말을 그들 중 한 명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광고가 정보 전달 위주로 구성된다며 아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다양한 배경 속에서도 모두가 공감하며 웃을 수 있는 광고도 분명 있습니다. 문화적 배경은 다르지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광고, 굳이 복잡한 대사나 구구절절한 대화가 없더라도 스토리를 통해 충분히 공감시킬 수 있는 광고가 있거든요. 국제광고제에서 수상하는 광고들 중엔 이렇듯 문화적 맥락과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광고를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런 광고의 공통점은 바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가치를 주제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기아차 EV6는 누구나 공감할 소재를 활용합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기아자동차의 EV6광고 또한 대표적인 사례예요. 광고 속에는 특별히 대사가 등장하지도 않아요. 그렇지만 귀여운 로봇 강아지의 관점에서 시작하는 스토리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광고 속으로 좀 더 들어가 보자면, 로봇 강아지 ‘로보 독Robo Dog’은 운명과도 같이 한 남자를 발견합니다. 이 남자라면 내 주인이자 집사이자 든든한 후원자가 돼 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 남자는 운명처럼 EV6를 타고 있었죠(기아차 광고니까요^^;).
‘로보 독’은 그 남자를 좇아 도시 이곳저곳을 뛰어갑니다. 그런데 이를 어쩌죠. 그렇게 뛰다 보니 배터리가 떨어져 가네요. “Low Battery!” 이 얼마나 초조한 단어인지 스마트폰을 하루 종일 쥐고사는 우리들은 너무 잘 알잖아요? 결국 ‘로보 독’은 그렇게 죽어갑니다. 더 이상 뛸 힘이 없죠. 그렇지만 마지막으로 젖 먹던 배터리 힘을 다해 남자에게 몸을 날려요. 그리고 눈을 감죠. 그래서 그 남자가 로보 독을 어떻게 했냐고요? EV6의 전원 공급 기능(V2L)을 통해 충전시켜 줍니다. 하하하. 다시 생명(?)을 얻은 로보 독은 뛸 듯이 기뻐하며 그 남자와 함께 한다는 만화적이면서도 감동적인 얘기죠.
누구나 다 알겠지만 ‘로보 독’은 실재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기아자동차에서 만들어낸 반려 로봇도 아니고요. 자동차 구매 시 증정하는 선장품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렇지만 ‘로보 독’의 등장으로 우리는 뭉클함을 느껴요. 마치 토이스토리 속의 ‘버즈’를 응원하듯 로봇과 인간과의 이야기 속에서도 공감을 하고 휴머니티를 느끼죠.
사실, 인간과 동물과의 교감은 광고에서 공식처럼 사용되어 왔던 클리셰였습니다. 그만큼 오랜 시간을 관통하며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설정이기도 해요. 그런데 이 광고는 그런 공식과도 같은 설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로봇과 인간을 연결시키는 변주를 통해 참신함을 더하고 있는 듯해요.
📌그렇게 올해의 슈퍼볼 광고 중 Top 10에 들었어요
사실 이 광고를 소개해 드린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광고가 올해의 슈퍼볼 광고 중 최상위권에 랭크(4위) 된 광고였기 때문입니다. 슈퍼볼은 미국에서 열리는 풋볼 리그인데요. 결승전의 경우 세계 각국에서 1억 명이 동시 시청을 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북미지역 스포츠 행사 중에서는 단연 가장 주목받는 행사입니다.
그런데 이 슈퍼볼은 운동경기 그 자체뿐만 아니라 경기 중간에 노출되는 광고 또한 큰 주목을 받습니다. 워낙 시청하는 시청자 수가 많다 보니 글로벌 브랜드들이 독특한 아이디어로 자웅을 겨루는 ‘광고 대결’의 성격도 짙어요. 매년 주목받는 광고가 생기고 ‘올해는 과연 얼마나 멋진 광고가 등장할지’ 이를 기다리는 시청자들도 있을 정도이죠. 그러다 보니, USA TODAY 같은 매체에서는 슈퍼볼 경기 중간에 송출된 광고를 놓고 시청자 투표를 진행하기도 해요. 그렇게 올해 최고의 광고와 최악의 광고를 발표합니다.
결국 매년 내로라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해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붓죠. 그렇게 다양한 광고들이 각축전을 벌이는데요. 자동차 광고 중 올해 가장 많은 득점을 얻은 광고는 바로 위에서 소개한 기아자동차의 EV6 광고였습니다. BMW, 도요타 등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있었지만, 그들보다 더 좋은 평을 받았다는 데서 어쩐지 국뽕이 차오르기도 하네요. 사실 다른 자동차 브랜드들의 이번 슈퍼볼 광고를 살펴보면, 기아차의 EV6가 얼마나 다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예컨대, 닛산의 경우 주행의 즐거움과 강력한 퍼포먼스를 주제로 합니다. 화염을 뚫고 빌딩 사이를 날아다닐 정도의 강력한 주행 퍼포먼스를 강조하죠.
BMW의 경우, 위트 있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풀어간 것은 흥미롭지만 역시나 전기차의 퍼포먼스에 집중합니다.
도요타 광고도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달리는 자동차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역시나 강력한 퍼포먼스를 강조하고 있네요.
GM의 경우도 닥터 이블이라는 캐릭터를 가져와 유머 소구를 하려 했으나, 큰 공감을 얻지는 못한 것 같아요.
어떠신가요? 다른 자동차 브랜드들과의 차별성이 느껴지시나요? 그건 바로 앞서 설명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가치를 소구 포인트로 했기 때문일 겁니다. 누구나 귀여워할 수 있는 로보 독, 누구나 뭉클할 수 있는 휴머니티를 주제를 사용한 것이 주효했던 것이죠. 그것이 바로 대사 한마디 없는 이 광고가 갖는 강력한 힘이라고 봐요.
📌유튜브 광고 기획에는 어떤 통찰을 줄까?
그렇다면 위의 사례들이 유튜브 마케팅을 기획하는 우리들에게 과연 어떤 통찰을 주는 걸까요? 유튜브 생태계에서는 언제나 다양한 취향을 가진 다양한 연령대의 유저들이 존재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다양한 취향을 가진 이들이라 할지라도 모두가 좋아하는 주제는 분명히 있기 마련입니다. 서점에는 베스트셀러가 있고, 음원시장에는 빌보드차트가 있듯이, 대중이 선택한 다수의 초이스는 있기 마련이죠. 물론, 유튜브는 고객들을 디테일하게 쪼개 맞춤형 오퍼를 할 수 있는 환경이 기본적으로 주어집니다.
그렇지만 고객구매여정(Marketing Funnel) 중 가장 초기 단계(Upper Funnel)에서 우리 브랜드를 모두에게 알리고 론칭하는 상품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이들의 눈에 띌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최대한 많은 이들이 우리를 좋아하게 해야 하죠. 특히나 우리 브랜드를 아는 이들이 적은 브랜드 론칭 초기 시점에는 더더욱 그렇고요.
따라서,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히어로 콘텐츠로 일단 우리 브랜드를 알리는 전략이 시장 초기 진입 시에는 주효할 수 있습니다. 이에, 앞서 살펴본 모두가 공감하고, 모두가 관심 있어 할 만한 주제를 사용하는 것은 좋은 전략일 수 있죠. 모두가 좋아하는 동물이나, 모두가 훈훈함을 느끼는 휴머니티가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요. ‘로보 독’처럼 말이죠. 지금도 국제광고제의 수상작들이 휴머니티를 지향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 볼 수 있겠네요. 이러한 관점은 슈퍼볼 광고와 유튜브 광고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바로 그 점이 슈퍼볼이 주목한 광고를 통해 알아본 오늘의 인사이트가 되겠네요.
<2022년 슈퍼볼 TOP 10 광고 몰아보기>
지금까지 문화적 다양성 속에서도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광고란 어떤 것인지 이야기해 봤습니다. 특별히, 2022년 슈퍼볼 광고의 사례 속에서 살펴봤는데요. 사실 유튜브가 보편화되기 전, 슈퍼볼 광고는 오직 경기 시즌이 아니고서는 다시 보기 어려웠습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자존심을 걸고 만든 아이디어의 산물을, 실시간으로 보지 못하면 다시 보지 못했던 것이죠.
그러나 이제는 다릅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있기에 슈퍼볼이 끝나고도 얼마든지 다시 살펴볼 수 있죠. 저처럼 마케팅을 업으로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특정 브랜드를 좋아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참으로 덕질하기 좋은 세상인 듯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올해의 슈퍼볼 광고들을 다시 한번 돌려보면 어떨까요. 반짝이는 아이디어들과 함께 브레인 샤워를 하는 시간이 되셨으면 해요.